♣** ◈ 좋은글,시

12월의 노래

꽃님이2 2019. 12. 6. 03:45

12월의 노래

 

              <이효녕>

 

 

 

한해 마무리해 보내는 겨울
12월이 다시 돌아오네

 

인생은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나뭇가지에서 놀던 참새는
어디론가 날아간 그 자리

 

나이테를 하나 더 만들어
겨울안개 뒤에 서있네

 

북쪽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을 안은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섣달눈은

 

가장 가벼운데도
달력 맨 끝에 서있다가
허공의 허파에서 계속 숨쉬네

 

차가워진 가슴과 들녘에 앉은
하얀 눈 사이로 다른 세상을 향하여

 

언제나 따스하게 안아주려는
또 한 세월을 향하여
그 숱한 생각들의 깊이를 향하여

 

한 해를 마무리해 보내는
겨울12월이 다시 돌아오네

 

지금껏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숨겨진 향기가 겨울안개 뒤에 서서
떠도는 바람이 가슴을 두드리네

 

오가는 세월을 안고
오 지워지는 세월을 안고.


 

 

 

 

12월의 노래

 

              <박종학>

 

 

 

마침내 달랑 한 장
그렇지만 마지막은 싫어요
처음 시작이라 불러 주세요
차가운 손길
하지만 마음만은 아니랍니다
누구보다 따뜻한 가슴입니다

 

나를 보면 행복해 합니다
나를 보면 추억으로 여깁니다
나를 보면 삶을 느낍니다
나는 행복입니다
나는 추억입니다
그래서 나는 12월입니다

 

기쁨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소년 소녀 가장과 함께
외로운 무의탁 노인들과 함께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들과함께
한해를 뒤 돌아보며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기쁨의 합창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마지막이 아닙니다
나는 희망이고
기쁨이고
사랑이고 싶습니다
나는 12월입니다

 

 

 

 


12월의 노래

 

              <이해인>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 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 말을 많이 했던
빈 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 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

 

부서지지 않고는
아무도 사랑할 수 없음을
다시 기억해요

 

함께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들의 시간
땅 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자신을 통째로 묻고 서서
하늘을 보아야 해요
얼마쯤의 고독한 거리는
항상 지켜야 해요

 

한겨울 추위 속에
제 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 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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