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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한번 먹자/정 호순

꽃님이2 2017. 11. 2. 20:12


밥 한번 먹자

               정 호순


아는사람을 오랫만에 만났다 

언제 밥한번 먹자


밥을 먹자는 말은

대화를 하자는 말이다


혼자 밥을 먹기 싫다는것은

누군가 에게

내 외로움을 들키고 싶어서이다


너의 설움 접어두고

내설움 먼저 들어보라는 뜻은

외로움을 들키기 싫어서이다


내설움 일시적으로 풀었다해도

내 등에 멍에처럼 늘어진

고독과 외로움이 다 가시는것은 아니다


내 고독과 내 외로움이 들키지 않으려면

빈말이라도 밥먹자는 말은 먼저

꺼내지 말아야한다


외로움과 고독의 소외에서 벗어나

설움의밥,공경의밥,

겸허의 밥,눈물의 밥을


먹어보고 싶다면

한해가 다가는 끝자락


찬바람 헹하니 가슴을뚫는

노숙자 무료급식소 꼬랑지에서서


배고픈 밥을 목메이게

 꾸역꾸역 넘겨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