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 눈 ] / 함동진
눈이 온다.
하느님은 세상 가득히 눈을 뿌려 하얀 도화지를 만드시고 겨울 그림 그리시기를 좋아하신다.
혼자서 그리시지 않으시고 아무나 다 불러내어 함께 멋있는 거대한 화판의 그림을 그리신다.
노루 사슴 고라니 산토끼 꿩 다람쥐…… 발자국 콕콕콕 찍어 넣고
강아지 고양이 송아지 망아지 까치 참새 독수리…… 발자국 총총총 찍어 넣고
자동차 기차 자전거 우마차…… 바퀴자국 줄줄줄 그어 넣고
스키 눈썰매 자치기 연날리기…… 알록달록 옷 입어 꽃피우고
하늘의 하느님은 눈 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좋아하신다.
 D:\2013.12.19 일월.서호공원, 눈 위의 백설공주와 난쟁이 029 사진/함동진 그림담장 위의 하얀 선 같은 것은 흰눈이 쌓인 것입니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교회는 수원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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